'반도체 초격차'는 한때 삼성전자의 기술적 우월성을 상징하는 대명사였다. 하지만 이 표현은 이제 색바랜 명함처럼 느껴진다. 진정한 기술 리더십을 의미하던 초격차가 물량 중심의 시설 투자 경쟁으로 변질되면서, 삼성의 절대적 위상은 서서히 흔들리고 있다. 메모리 부문에서는 여전히 강자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4년 4분기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시장 합산 점유율은 75.9%를 기록했고,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58.2%의 합산 점유율을 달성하며 한국 기업의 압도적 지위를 보여줬다. 하지만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터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SK하이닉스가 매출액 기준 36%의 점유율로 D램 시장 1위를 차지했으며, 삼성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