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 57

대만 경제 구조의 문제점과 청년층 위기

대만은 뛰어난 제조 기술력을 보유했지만, 여전히 OEM/ODM 중심의 산업 구조에 머물고 있다. 브랜드 부재와 부가가치 유출, 중국 의존도는 경제 전반의 구조적 취약성을 낳고 있으며, 그 부담은 고스란히 청년층에게 전가되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청년 불안이 심화되고 있으나, 양국의 산업 구조와 기회의 분포는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인다.대만의 경제성장1970~80년대, 대만은 한국·홍콩·싱가포르와 함께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불리며 급속한 산업화를 이뤘다. 특히 전자·ICT 산업에서 글로벌 생산기지로 부상했고, '세계의 하청 공장'이라는 표현이 대만을 상징했다. 하지만 이후 네 나라의 행보는 엇갈렸다. 2003년, 명목 기준 1인당 GDP에서 한국이 대만을 처음으로 추월했고, 이후 환율과 성장률에 ..

칼럼 2025.07.31

기후 변화와 북극 항로

북극은 점차 전략적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해의 해빙(海氷) 은 빠르게 줄고 있으며, 이는 해상 교통뿐 아니라 자원 채굴, 군사 전략에 이르기까지 국제 정치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신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존 예측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북극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2024년 12월 내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북극해에서 여름철에 얼음이 거의 사라지는 첫 무빙빙(無氷氷) 날- 위성 관측 기준으로 해빙 면적이 100만 제곱킬로미터 이하로 줄어드는 시기-이 2027-2030년 사이에 도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IPCC의 기존 예측(2040-50년대)보다 10-20년 앞선 것이다. 유럽기상센터(ECMWF), 미국 해양대기청(NOAA), 독일 알프레트 ..

시사 2025.07.30

한국 해군 vs 일본 해상자위대

한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는 표면적으로 유사한 조건을 공유한다. 두 나라 모두 미국과 안보 동맹을 맺고 있으며,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한 해군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전력과 구조를 면밀히 비교하면 예상보다 큰 격차가 드러난다. 해상자위대는 2024년 기준으로 36척의 구축함, 23척의 잠수함, 고정익과 헬기를 포함해 약 340대 규모의 해상 항공기를 운용하고 있으며, 전력 운용 태세와 작전 경험 면에서 한국 해군보다 우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단순한 수치 비교를 넘어 작전 반경, 운용 경험, 법제적 토대에서 모두 격차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4,000톤급 이상의 대형 구축함 36척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이지스 체계를 탑재한 구축함은 8척이다. 한국 해군은 기존..

시사 2025.07.28

소버린 AI 전략

이재명 정부가 인공지능을 핵심 국정과제로 삼고 ‘소버린 AI’를 국가 전략으로 제시했다. 한국어와 한국 사회에 특화된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공공 인프라와 산업 전반에 연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전략에 대해 “정부가 대형 모델을 만들 이유가 있느냐”, “민간이 더 잘하지 않느냐” 등 회의적인 시선도 있지만 현실을 모르는 탁상공론에 불과하다.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정부 주도로 AI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는 검색 최적화, 고객 응대, 내부 지식 검색 등에 소형 모델(SLM)이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GPT나 Llama 같은 외산 대형 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구축된다. 본질적으로 외부 기술 기반으로 산업 현장에 응용하는 방식이다. 파운데이션..

칼럼 2025.07.27

기후 기술과 탄소 시장

기후 위기에 대한 대응은 두 방향으로 나뉜다. 하나는 석탄·석유 사용을 줄이고 에너지 체계를 전환하는 '감축' 중심 접근이고, 다른 하나는 새로운 기술로 탄소를 포집하거나 대기 중에서 제거하는 '기술적 해법'이다. 최근 들어 후자의 접근이 빠르게 주목받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기술에 분산시키면서, 기후 대응 방식이 점차 ‘시장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탄소포집 기술은 어디까지 왔나 대표적인 기후 기술은 탄소포집 및 저장(Carbon Capture and Storage, CCS)이다. 산업 공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모아 지하 암반층에 주입하거나, 바닷속에 저장하는 방식이다. 2022년 기준으로 전 세계 30여 개의 CCS 사업이 가동 중이었고, 총 저장 용량은 약 4,300만 톤(M..

시사 2025.07.26

기후 변화와 농업 위기

기후 변화는 가장 기본적인 생존 조건인 '먹는 것'부터 흔들고 있다. 2020년대 들어 전 세계 농업은 점점 더 불확실한 환경에 놓이고 있으며, 특히 2023~2025년 사이에는 기후 요인에 의한 곡물 생산 차질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전 세계 식량 체계는 거대한 공급망으로 연결돼 있지만, 그 구조 자체가 기후 리스크에 취약하다.세계 주요 곡물인 밀, 쌀, 옥수수, 콩의 생산과 수출은 소수 국가에 집중돼 있다. 밀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쌀은 인도, 옥수수는 미국과 브라질, 콩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주요 수출국이다. 이들 지역에 극심한 가뭄이나 폭우, 고온, 엘니뇨 등 이상 기상이 발생하면 세계 시장 전체에 영향을 준다.2023년의 실제 사례들만 봐도 그렇다. 아르헨티나는 가뭄으로 인해 곡물 피해액..

시사 2025.07.25

하이브리드 극단 기후: 기후 위기의 진화

2025년 여름은 단순히 ‘더위’라는 단어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유럽과 아시아는 기록적인 폭염에 직면했고, 수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재난의 양상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세계 곳곳에서 폭염과 동시에 극단적인 강수, 홍수, 산사태, 전력망 붕괴 등 복합적 기후 재해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기후위기는 단일한 사건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재난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중첩되는 양상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 지구적 홍수 피해의 확산 2025년 6월 중순, 중국 남부 광시성 류저우 북부 일대에는 5일간 1,0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수만 명이 대피했고, 지역별로는 시간당 100mm를 넘는 국지성 폭우가 이어졌다. 화이지현에서는 하천 수위가 위험 수치를 초과했고, 교육·의료 시설 등 기반시설..

시사 2025.07.25

2025년 여름 역대급 폭염

2025년 6월은 지구 역사상 세 번째로 뜨거운 6월로 기록되었다. NOAA, NASA, 유럽 코페르니쿠스 기관 모두 "역대 세 번째"라는 평가를 내렸으며, NOAA는 176년 기록에서 20세기 평균보다 0.98℃ 높다고 발표했다.유럽이 특히 극한적이었다.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서유럽은 평균 기온이 20.49℃로 평년보다 +2.81℃ 높아 6월 기준 사상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2003년 기록을 0.06℃ 상회하는 수치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과 런던대 위생열대의학교의 신속 분석 연구 결과, 유럽 12개 도시에서 6월 23일–7월 2일 사이 열사병 등으로 약 2,300명이 사망했으며, 그중 1,500명(65%)은 기후변화의 직접적 영향으로 추정된다. 특히 밀라노 ..

시사 2025.07.24

폭염과 물 부족의 시대

기후 변화는 단순히 더워졌다는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매년 반복되는 폭염, 가뭄, 산불, 태풍은 개인의 건강을 위협하고 도시 시스템을 압박하며, 사회 전반에 걸쳐 실제 비용을 만들어낸다.기 문제는 그 대가가 모두에게 똑같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후 위기는 점점 더 계층적이고, 불균형한 영향을 만들어내고 있다.2025년 6월, 미국에서는 약 1억 5천만 명이 극한 폭염 영향권에 들어갔다. 기후변화로 인해 이번 폭염은 과거보다 최소 세 배 이상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냉방 시설이 없는 고령자 주거지, 이동식 주택, 저임금 야외 노동자들은 폭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유럽에서도 6월 말부터 7월 초 사이 약 2,300명이 폭염으로 사망했으며, 이 중 1,500명은 기후 변화가 ..

시사 2025.07.23

기후 위기, 숫자로 보는 현실

2024년은 지구 기후 기록을 새로 쓴 해였다. 세계기상기구(WMO)와 유럽연합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 등 주요 국제기구의 분석에 따르면, 2024년은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되었고, 2023년의 기존 최고치를 경신했다. 극한 기상현상이 연중 계속되었고, 기후 시스템의 불균형도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지구는 얼마나 더워졌나2024년의 전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 평균) 대비 약 1.55°C 상승했다. 이는 파리협정이 정한 1.5°C 상승 한계를 실질적으로 넘어선 첫 해로 기록되었다.이산화탄소 농도도 역사적 고점에 도달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2024년 지구 평균 대기 중 CO₂ 농도가 422.8ppm에 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연간 증가폭이 3.75p..

시사 2025.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