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틴 체제의 대외정책에서 중국은 점점 더 중요한 파트너가 되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전략적 동반자이자 ‘서방 중심 질서에 대한 대안 축’으로 묘사되지만, 양국 관계는 실질적으로 대등한 동맹보다는 비대칭적 공생에 가깝다. 특히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가 국제 금융망과 유럽 에너지 시장에서 고립되면서, 중국은 사실상 대체 시장이자 생존 통로 역할을 하게 되었다.전환점은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이후였다. 유럽과 미국의 제재로 유럽 투자와 기술 도입이 중단되자, 러시아는 에너지 수출과 금융 거래를 중국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같은 해 가즈프롬은 중국 CNPC와 30년 장기 가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이를 위한 ‘시베리아의 힘(Power of Siberia)’ 가스관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위안화 결제 조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