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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 파산: 중국식 성장 모델의 종말

2021년 가을, 중국 광둥성 선전과 광저우의 헝다 본사 앞에는 이례적인 장면이 펼쳐졌다. 투자 피해자 수백 명이 모여 집단 항의를 벌였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분양 대금을 돌려받지 못한 소비자들의 분노가 쏟아졌다. 그 중심에는 중국 최대 부채 규모를 기록한 부동산 개발사 '헝다(恒大)'가 있었다. '중국 최대 부채기업'의 확장 전략 헝다는 1996년 쉬자인(許家印, 한국명: 허가인, 영문명: Hui Ka Yan)이 광저우에서 설립한 지역 건설사였다. 초창기에는 저소득층 대상 주택을 위주로 했지만, 2000년대 들어 중국 전역으로 사업을 확장했고, 고급 아파트 단지와 대단지 재개발 사업을 통해 급성장했다. 2009년 홍콩 증시에 상장한 이후 자금 조달력이 비약적으로 확대되었고, 이후 10년 동안 헝다는 ..

시사 2025.07.01

중국의 부동산 거품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2000년대 초반,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고속 성장기를 지나고 있었다. 연평균 GDP 성장률은 10%에 달했고, 도시화율도 빠르게 상승했다. 시골 출신 수억 명의 인구가 도시로 이주했고, 그만큼 주택 수요도 증가했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흐름을 경제 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삼았다. 그리고 부동산은 그 성장의 ‘엔진’이 되었다. 토지 재정과 지방정부 중국의 부동산 시장을 이해하려면, 먼저 '토지재정(土地财政)'이라는 개념부터 알아야 한다. 중국은 헌법상 토지의 사유를 금지한다. 모든 토지는 국가 소유이며, 개인이나 기업은 토지를 '소유'할 수 없고 일정 기간 동안 '사용할 권리'만 가질 수 있다.지방정부는 도시 외곽 농지를 ‘국유지’로 수용한 뒤, 이를 택지로 용도 변경해 민간 개발사..

시사 2025.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