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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신기루: 네옴이 남긴 것들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 프로젝트가 세상에 공개된 지 7년이 지났다. 사막 한복판에 길이 170km, 높이 500m의 거대한 미러 시티를 건설해 900만 명이 살게 하겠다는 계획. 100% 재생에너지로 운영되는 탄소 제로 도시라는 화려한 슬로건까지. 하지만 현실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7년 동안 약속된 예산의 10%도 쓰지 못했고, 완공 시기는 15년이나 연기됐다. 처음 계획했던 170km는 고작 2.4km로 줄어들었다. 무엇보다 '탄소 제로'를 외치는 도시를 짓는 과정에서만 18억 톤의 이산화탄소가 나온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네옴은 정말 기후위기의 해답일까, 아니면 역대급 그린워싱일까? 네옴의 핵심인 '더 라인'은 여전히 공식적으로는 170km 길이, 500m 높이, 200m 폭..

시사 2025.06.27

8.8조 달러의 미래: 네옴 프로젝트 8년의 팩트 체크

2017년 10월 24일, 사우디아라비아는 홍해 인근 사막지대에 총 면적 26,500㎢ 규모의 미래형 도시, '네옴(NEOM)'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리야드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에서 주도 발표한 이 초대형 프로젝트는 '비전 2030'이라는 국가 개혁 로드맵의 상징적 기획으로 등장했다. 네옴은 단순한 도시 개발이 아니라, 국가 체제 전환, 기술 주권 확보, 탈석유 경제 전략, 그리고 외교적 재포지셔닝까지 포괄하는 다층적 프로젝트다. 하지만 8년이 지난 지금, 이 도시가 '미래'를 향해 열어젖히는 창일지, 혹은 정교하게 설계된 권위주의적 기계장치일지는 더욱 불확실해졌다. 2025년 3월 월스트리트저널이 공개한 내부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애초 5,000억 달러로 추..

시사 2025.06.27

중동과 유라시아: 일대일로의 성과와 한계

일대일로(BRI)가 단순한 경제 프로젝트를 넘어선다는 사실은 중동과 유라시아 지역에서 특히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 지역은 석유와 가스, 안보 갈등, 민족 분쟁, 대국 간 패권 경쟁이 겹쳐 있는 곳이다. 중국은 이곳에서 인프라를 넘어서 에너지, 금융, 통신, 안보 협력까지 포괄하는 복합 전략을 구사하며 '21세기형 실크로드'를 실현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화려한 발표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협정 체결과 실제 이행 사이의 간극, 부채 함정의 현실화, 지정학적 리스크의 증대 등이 이 지역에서 중국의 야심찬 계획에 제동을 걸고 있다. 중앙아시아의 명암 중앙아시아는 일대일로 전략의 원점이다. 시진핑 주석은 2013년 9월 7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나자르바예프 대학교에서 일대일로의 전신인 '실크로드 경제..

시사 2025.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