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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 붕괴 이후 일본 부동산의 양극화

1980년대 말,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부동산 가격이 높은 나라였다. 특히 도쿄 중심부의 상업지가는 상상 이상의 수준이었고, ‘도쿄 땅을 모두 팔면 미국 전체를 살 수 있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였다. 그러나 이 거품은 1991년을 전후로 급격히 붕괴됐고, 일본 경제는 이른바 ‘잃어버린 30년’으로 불리는 장기 침체에 접어들었다.30여 년이 지난 지금, 일본 부동산 시장은 또 다른 국면에 있다. 과거 거품의 충격은 어느 정도 회복됐지만, 이번에는 지역 간 가격 격차와 거주비 부담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도쿄와 같은 대도시는 다시 외국 자본의 유입과 함께 자산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반면, 지방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빈집이 급증하며 소멸 위기에 처해 있다. 거품의 기원일본 부동산 거품의 시작은 ..

시사 2025.06.28

<더 글로리 2/2> 복수극에 빠진 글로벌 시청자들

더 글로리는 넷플릭스 비영어권 콘텐츠 부문에서 역대 다섯 번째에 해당하는 시청 성과를 기록했고, 파트2 공개 첫 주에만 약 1억 2446만 시간의 시청 시간이 집계되었다. 전 세계 80개국 이상에서 상위권에 진입했다.불의에 대한 피로와 분노학교폭력이라는 소재는 한국 사회에서 반복적으로 뉴스에 등장해온 현실 기반의 서사다. 피해자는 침묵당하고, 가해자는 사과 없이 사회적 성공을 누린다. 제도는 작동하지 않고, 어른들은 책임을 회피한다. 더 글로리는 이런 현실을 과장하거나 환상화하지 않고 일정 부분 사실적으로 재현했고, 그 위에 치밀하게 계산된 복수극을 덧붙였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했던 응징이 드라마 속에서는 완성되는 방식이다.문동은은 피해자이지만, 순수한 희생자로만 그려지지 않는다. 그녀는 감정을 드러내지 ..

드라마 2025.06.28

<더 글로리 1/2> 여성 복수극의 새로운 문법

복수극은 오랫동안 남성 중심의 장르로 분류돼 왔다. 복수를 주요 소재로 다룬 이 장르는 가족을 잃거나 배신당한 남성이 주인공이 되어, 폭력을 통해 정의를 복원하는 구조가 반복됐다. 복수는 공권력의 부재를 보완하는 사적 정의처럼 포장됐고, 이 과정에서 주인공의 분노는 정당화되었다. 2022년 12월 30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는 이 오래된 공식을 비틀며, 복수극의 성별적 문법을 전환시킨다. 이 드라마는 유년 시절 학교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피해자 문동은(송혜교)의 18년간 치밀하게 준비한 복수를 다루지만, 단순한 감정의 발산이 아니다. 폭력 그 자체보다도, 폭력이 가능했던 사회 구조—학교, 가정, 제도, 방관하는 어른들—전체에 질문을 던진다. 그 중심에 여성이 있다는 점에서, 이 서사는 기존 남성 복수극..

드라마 2025.06.28

미국 기준금리와 한국의 부동산

글로벌 자산 시장의 가격 흐름을 이해하려면 하나의 출발점에서 시작해야 한다. 바로 미국의 기준금리다. 미국 금리는 단지 자국의 경기 대응 수단을 넘어, 세계 금융시장의 유동성과 기대심리를 형성하는 핵심 축이다. 최근 수년간 반복된 자산 가격의 급등락은 대부분 이 금리의 방향 전환과 맞물려 있었다.미국 금리의 글로벌 영향력미국은 달러를 발행하는 기축통화국이다. 국제 무역, 외환보유고, 채권 거래 대부분이 달러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은 전 세계 자산시장에 파장을 준다. 금리가 낮아지면 전 세계로 달러 유동성이 확산되고, 그 자금은 주식·부동산·암호화폐 같은 자산시장으로 흘러든다. 반대로 금리가 오르면 자금은 다시 미국 국채나 달러화로 회귀하면서 위험 자산이 조정 국..

시사 2025.06.28

두바이: 탈석유 시대의 쇼윈도

아랍에미리트의 탈오일 전략이 국가 차원의 거시적 설계라면, 그 실험의 최전선에는 두바이라는 도시국가가 있다. 아부다비가 국부펀드와 에너지 기반의 안정성을 추구해온 반면, 두바이는 스스로를 석유 없는 도시로 규정하며, 21세기 글로벌 자본과 관광, 기술을 끌어들이는 쇼윈도로 기능해왔다. 석유 없는 도시는 어떻게 탄생했나두바이는 초기엔 석유 산업에 기반해 경제를 성장시켰지만, 이후 사업 다각화를 추진한 결과 현재는 도소매업, 운송 및 물류, 금융 서비스, 관광업 등이 주요 경제 부문으로 자리 잡았다. 2024년 기준으로 석유가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에 그친다. 1990년대부터 석유 생산량이 줄어들자, 두바이 정부는 이를 위기가 아닌 전환의 기회로 보았다. 비석유 산업의 GDP 비율을 실질..

시사 2025.06.28

아랍에미리트의 탈석유 전략

1971년 독립 이후 아랍에미리트는 전형적인 산유국으로 분류되어 왔다. 그러나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이 나라는 스스로 석유 의존을 벗어나는 국가 모델로 전환하려는 방향을 취하고 있다. 석유 없는 미래를 상상하다아랍에미리트는 세계 6위권의 석유 매장량 보유국으로 약 1070억 배럴을 보유하고 있지만, GDP에서 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24.4%로 낮아졌다. 2024년 기준, 비석유 부문은 GDP의 75.5%(1조 3,420억 디르함/25년 6월 환율 기준 약 421조 4000억원)를 구성하고 있으며, 2009년까지만 해도 85% 이상이던 석유 의존도에서 급격한 전환을 이뤄냈다. 아부다비와 두바이를 중심으로 산업 구조가 재편되고 있다.UAE 정부는 장기적으로 세 단계에 걸친 국가 비전을 수립했다. 2021년..

시사 2025.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