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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와 아프리카: '젊은 대륙'의 기회와 위기

21세기 인구 문제의 중심축은 더 이상 선진국이 아니다. 세계 인구 증가의 대부분은 아시아 남부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발생하고 있다. 유럽이나 동아시아처럼 출산율 감소와 고령화를 겪는 지역과 달리, 이들 지역은 여전히 출산율이 높고 청년 인구 비중도 크다.이는 경제성장 잠재력으로 평가되는 '인구 보너스'의 기회이지만, 동시에 청년 실업, 교육 격차, 도시 과밀, 정치 불안과 같은 구조적 위기를 동반한다. 단순한 인구 증가가 반드시 긍정적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들 지역은 세계 인구 문제의 새로운 시험대가 되고 있다.인도: 인구 1위 국가의 무게2023년, 인도는 중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국가가 되었다. 2025년 기준으로 인도 인구는 약 14억 6,390만 명에 이르며,..

시사 12:04:13

미국 : 이민과 젊은 인구로 유지되는 인구 강국

미국은 2024년 기준 인구 약 3억 4,010만 명으로, 중국과 인도에 이어 세계 3위의 인구 대국이다(미국 인구조사국, 2024년 7월 1일 추정). 2024년 미국의 합계출산율은 1.79명으로, 대체출산율 2.1명을 한참 밑돈다. 그러나 미국은 아직도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그 비결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이민이다. 다른 하나는 상대적으로 젊은 인구 구조다. 미국은 단지 출산을 독려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출신과 문화의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그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제도와 문화를 유연하게 설계해 왔다. 이민에 대한 정치적 논란은 여전히 크지만, 인구 유지에 있어 이민은 사실상 결정적 역할을 해왔다.미국의 출산율미국의 출산율은 2007년을 정점으로 하락해왔다. 2007년 당시 미국의 합계출산율은 2...

시사 11:55:43

유럽: 저출산 사회의 선택지

유럽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저출산과 고령화를 경험한 대륙이다. 1980년대 이후 많은 국가에서 출산율이 인구 대체 수준인 2.1명을 밑돌기 시작했고, 2023년 유럽연합(EU) 전체 평균 출산율은 1.38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단지 수치의 하락뿐 아니라, 그 변화의 속도와 지역 간 격차, 정책 대응의 실효성 등이 복합적인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2023년 기준 불가리아(1.81명), 프랑스(1.66명), 헝가리(1.55명) 등은 상대적으로 높은 출산율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몰타(1.06명), 스페인(1.12명), 리투아니아(1.18명) 등은 1.2명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출산 장려금, 세제 혜택, 육아휴직 제도, 이민 정책 등 다양한 대응이 시도되고 있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며 일부 국가에서는 ..

시사 2025.07.08

중국의 저출산과 중진국 함정

중국은 더 이상 '세계 최대 인구국'이 아니며, 2023년에 인도가 추월했다. 2024년에는 출생아 수가 954만 명에 그친 반면 사망자는 1,093만 명을 기록했다. 총인구는 1년 새 약 139만 명 감소했고, 인구 감소가 이제는 구조적인 흐름이 되었다. 출산율도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1990년 2.5명이던 합계출산율은 2024년 1.01명 수준으로 떨어졌고, 베이징대 인구연구소는 0.92~0.95명까지 하향 조정한다.. 저출산은 지방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며, 대표적인 사례가 랴오닝성의 석탄 도시 푸순이다. 한때 170만 명이 넘던 이 도시는 이제는 출생아 수가 연간 5,500명 수준이다. 비슷한 인구 규모를 가진 미국 미시간주의 웨인 카운티가 2만 명 넘는 신생아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현저한..

칼럼 2025.07.08

한국: 세계 최저 출산율의 구조

2024년 1분기 기준,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5명으로 전년 연간 수치인 0.72명 대비 소폭 증가했다. 9년 만에 처음으로 반등한 셈이지만, 여전히 세계은행, OECD, 유엔 등 주요 국제기구 통계에서 세계 최저 수준이다. 2018년 이후 6년 이상 출산율 1명 미만이 지속되고 있다. 출생아 수도 2023년 기준 23만8289명으로, 전년보다 약 8300명 증가했지만 2015년 이후 처음 나타난 미세한 반등에 불과하다.한국은 산업화 이후 인구 전환이 유례없이 빠르게 진행됐고, 그 속에서 가임기 여성의 삶은 점점 더 불안정해졌다. 정부는 2006년 이후 약 280조 원 규모의 저출산 대응 예산을 투입했지만, 그 결과는 뚜렷한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다.출산율이 낮은 이유로 자주 언급되는 건 주거비, 교..

시사 2025.07.07

저출산/고령화 시대의 일본식 해법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인구 감소 시대에 진입한 나라다. 출산율 저하, 고령화, 지역 소멸이라는 세 가지 흐름이 1990년대부터 동시에 진행됐고, 2008년을 전후해 총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2023년 기준 일본의 합계출산율은 1.20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인구의 약 29.3%가 65세 이상이다. 유엔과 일본 정부는 2100년까지 인구가 8천만 명 안팎으로 줄어들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그러나 일본의 사례는 단순한 '감소'보다 그 이후 사회가 어떤 구조적 적응을 시도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선례로 평가된다. 특히 고령화 속에서 사회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실험은, 다른 국가들에게도 참조할 만한 지점을 제공한다. 지역에서 먼저 무너진 인구 구조일본 인구 문제의 출발점은 도..

시사 2025.07.06

글로벌 저출산 시대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전 세계의 인구 문제는 '증가'였다. 산업혁명 이후 급격히 낮아진 사망률과 함께 출산율은 여전히 높았고, 개발도상국은 물론 선진국조차 인구 폭발의 경고음에 시달렸다. 1960년대의 인구론자들은 기근, 전염병, 자원 고갈을 우려했고, 인구 증가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주류를 이뤘다.그러나 21세기 들어 분위기는 급변했다. 지금 세계는 인구 증가보다는 '감소'와 '불균형'이라는 정반대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 많은 선진국은 이미 인구 정점을 지나 감소기에 진입했고, 중진국과 개발도상국들도 예상보다 빠르게 저출산화되고 있다. 유엔 경제사회국(UN DESA)이 2024년 발표한 ‘세계 인구 전망’(World Population Prospects 2024)에 따르면, 세계 인구는 2084년 ..

시사 2025.07.06

생로랑과 로제의 파트너십

생로랑은 마른 체형과 감성, 태도에 기반한 미적 기준을 제안해 왔다. 키 168.7cm에 마른 체형, 팔다리가 긴 로제의 실루엣은 생로랑의 옷이 지향하는 선과 비례와 잘 맞아떨어진다. 슬림한 가죽 재킷, 구조적인 오버사이즈 블레이저, 블랙 스키니진은 모두 마르고 키가 큰 몸매를 염두에 둔 디자인이다.안토니 바카렐로가 구축하는 파리지엔 록 앤 롤 현재 생로랑을 이끄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안토니 바카렐로는 '파리지엔 록 앤 롤'이라는 스타일을 강조한다. 반항적이면서 세련되고, 우아하면서도 공격적인 감성을 갖춘 복합적 이미지다. 로제는 이런 양면적 특성을 무대와 일상 사이에서 유연하게 표현한다. 무대 위에서의 카리스마와 사적인 자리에서의 수수함이 공존하고, 클래식한 슈트도, 다소 거친 가죽 의상도 자연스럽게 ..

패션 2025.07.05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에투알

파리 오페라 발레 학교는 1713년 설립되어 3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세계 최고(最古)의 발레 교육기관으로, 세계 발레계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서 배출된 무용수들은 발레사에 깊은 족적을 남겼으며, 각기 다른 세대와 스타일을 대표하는 예술가들이 학교의 유산을 이어가고 있다. 오렐리 뒤퐁과 실비 길렘을 비롯해 마튀유 가니오, 도로테 질베르, 위고 마르샹 등이 이 학교의 예술적 가치와 교육 철학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 인물들이다.오렐리 뒤퐁오렐리 뒤퐁(Aurélie Dupont)은 1989년 파리 오페라 발레단에 입단한 후 1998년부터 수석무용수 중 최정상급을 일컫는 '에투알(Étoile)'로 활동했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이 학교에서 교육받으며 기술과 표현력 모두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졸업 ..

발레 2025.07.05

파리 오페라 발레 학교와 발레단의 관계

파리 오페라 발레 학교와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관계는 단순한 교육기관과 예술단체의 연결을 넘어선 프랑스 발레 전통의 핵심 구조를 형성하는 고유한 시스템이다. 이 둘은 같은 국립 오페라 조직에 속해 있으며, 교육과 실무, 전통과 실천의 연결고리로서 긴밀히 엮여 있다.역사적 기원과 발전파리 오페라 발레 학교는 1713년 루이 14세에 의해 공식적으로 창설되었으며, 이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발레 교육기관이다. 당초에는 아카데미 소속 전문 무용수들을 위한 클래스로 시작되었으나, 1780년이 되어서야 아동을 위한 전문 교육기관으로서의 첫 규정이 제정되었다. 이후 3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직접 전수 방식을 통해 프랑스 발레 스타일의 정수를 보존하고 발전시켜 왔다.1987년 클로드 베시의 주도 하에 크리스티앙 드..

발레 2025.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