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하늘의 방패: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의 구축

엘노스 2025. 6. 19. 12:43
천궁 2

 
 
한국의 미사일 전략은 단순히 타격 능력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현무 시리즈가 대표하는 공격형 전력과 함께, 방어적 시스템 구축 역시 동시에 발전해왔다. 특히 2010년대 이후 북한의 단거리·중거리 탄도미사일 위협이 현실화되면서, 한국은 미국 주도의 미사일방어(MD) 체계 대신 독자 방어망 구축에 집중하게 된다. 그 결과가 바로 KAMD, 즉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다.

다층방어의 개념: KAMD의 출발점

KAMD(Korea Air and Missile Defense)는 2012년 국방중기계획에 따라 공식화된 개념으로, 한반도 상공에 다층적인 요격망을 구축하는 독자적 방어체계를 지향한다. 미국의 MD와는 달리, 전 지구적 방어가 아닌 전술 수준의 한정된 방어를 목표로 한다. 요격 범위를 북한 발사체로 한정하면서, 한미동맹 안에서의 전략적 자율성을 유지하는 방안으로 설계되었다.

KAMD는 크게 세 가지 층위로 나뉜다. 저고도 방어, 중고도 방어, 고고도 방어다. 각각 다른 미사일 요격체계와 조기경보·레이더 시스템으로 구성되며, 실질적인 탐지–추적–요격 능력을 갖춘 통합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구조적 문제: 분리된 지휘체계

현재 KAMD는 중요한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KAMD의 운용을 공군이, LAMD의 운용을 육군이 담당하면서 분리된 지휘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촌각을 다투는 미사일 방어체계에 있어 효율성 저하 우려를 낳고 있으며, 교육훈련과 전술교리의 일관성 부족도 지적되고 있다.

중추 전력 1: 천궁-II (M-SAM Block-II)
 
천궁-II는 중거리 지대공미사일로, KAMD의 핵심 방어 자산이다. 2022년부터 실전배치가 시작되었으며,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에 약 3.5조 원 규모로 수출되며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최대 사거리는 약 150km, 요격 고도는 15~40km이며, 북한의 스커드-B나 노동 계열 미사일의 말기 단계 요격에 적합하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약 4.2조 원), 이라크(약 3.7조 원)와의 계약까지 연이어 체결되며, 중동 3개국에 수출된 대표적인 방산 성공 사례가 되었다.

고고도 요격: L-SAM

KAMD의 완성도를 높이는 결정적 요소는 고고도 방어를 맡는 L-SAM이다. 2024년 말 국방과학연구소는 체계 개발 완료를 발표했고, L-SAM은 요격 고도 약 50~60km로 천궁-II보다 상위 단계 요격이 가능하다. 다만 주한미군의 사드(THAAD)에 비해 요격고도는 여전히 낮다.

L-SAM은 이르면 2025년 말 양산에 돌입하고, 2027~2028년경 실전 배치가 예상된다. 공군 미사일방어사령부 내 운용부대 창설도 준비 중이다. 또한 L-SAM-II 개발도 추진되고 있으며, 보다 높은 고도에서 장거리 활공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체계를 목표로 한다.

저고도 방어와 한국형 아이언돔

저고도 요격은 천궁-I, 철매-II, PAC-3로 구성된다.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LAMD 체계도 별도로 개발 중이며, 일명 ‘한국형 아이언돔’으로 불린다. 이 체계는 2028년까지 개발을 완료하고, 2033년까지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은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하고 있으며, 약 4년간의 중장기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레이더 체계의 발전

탄도탄조기경보레이다(그린파인)와 해상 이지스 구축함(KDX-III)의 레이다가 연계돼 탄도유도탄작전통제소(AMD-Cell)로 정보를 전송한다. 이스라엘제 그린파인 레이더는 1,000km 이상 탐지 가능하며, 북한 전역의 미사일 발사를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다. 최근에는 장거리 탐지 능력을 보강한 국산 다기능 위상배열레이더(MFR) 개발도 진행 중이다.

현재 그린파인 레이더Ⅰ·Ⅱ와 해군 이지스 구축함의 SPY-1D(V) 레이다가 SLBM을 포함한 전방위 탄도탄 탐지망을 형성하고 있다.

한국은 공식적으로 미국의 글로벌 미사일 방어(MD) 체계에 편입되지 않았다. 중국과 러시아, 북한의 반발을 의식한 결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실제로는 탐지·추적 정보 공유 측면에서 부분적 연동이 이뤄지고 있다.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PAC-3와 THAAD는 한국 방어에 기여하지만, 한국형 체계(KAMD)에는 통합되지 않고 있다.

복합 다층방어의 완성

현재 KAMD 체계만으로는 북한의 복합 미사일 위협에 완전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북한이 극초음속 무기, 신형 전술유도무기, 재래식 탄도미사일 등을 조합해 공격할 경우, 기존 방어체계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기술적 성취와 전략적 과제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는 2010년대 초반 이후 빠른 속도로 구축되어왔다. 그동안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능력은 3축 체계를 중심으로 실질적 진전을 이뤘다. 특히 L-SAM 개발 완료와 천궁-II의 연속 수출은 기술 자립 기반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방어력의 완성은 장비만으로 성립되지 않는다. 공군과 육군 간의 운용 구분은 통합 네트워크 형성에 제약이 되고 있으며, 작전 개념의 정립과 지휘체계 일원화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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