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공연

191227) 빌보드 재팬 - <라이브 리포트> 세계에서 선풍을 일으킨 블랙핑크의 도쿄 돔 공연에서 빛나는 4명의 개성과 미래의 가능성을 보았다

파리지앵 2022. 1. 5. 06:58

블랙핑크가 북아메리카, 아시아, 유럽, 오세아니아 4대륙을 순회하는 월드 투어 [BLACKPINK 2019-2020 WORLD TOUR IN YOUR AREA]가 올해 1월에 시작되었다. 예정된 17개국 23개 도시 32회 공연을 매진시킨 이번 투어의 일환으로 일본에서 자신들의 첫 돔 투어의 시작을 장식한 것이 이번 도쿄 돔 공연이었다.

4월에 발매된 미니 앨범 ‘KILL THIS LOVE’의 타이틀곡은 미국 빌보드 차트 '핫 100'에서 41위에 첫 진입했고 유튜브에 공개한 뮤직비디오는 자신들의 최단기간에 1억 뷰를 돌파했다. 또한 케이팝 걸 그룹으로서는 최초로 미국 코첼라 페스티벌에 출연하는 등 아시아 출신의 이 4인조는 명실상부한 전 세계로부터 선망과 동경의 시선을 받는 걸 크러쉬의 선두 주자이다. 그런 그녀들의 절대적인 영향력과 인기를 증명하듯이 이날 도쿄 돔에는 초만원인 5만 5천 명이 집결했다.

 

그중에서도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아마도 10~20대 초반이라고 생각되는 여성 팬들이었다. 강함을 나타내는 '블랙'과 여성스러운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핑크'를 조합한 그룹 이름처럼 부드러우면서 강한 여성상을 구현하고 그 방식이 세상의 여성들에게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블랙핑크. 이날 첫 번째 곡 ‘뚜두뚜두’의 인트로가 울리기 시작하자마자 순간 끓어오른 청중에게서 비명 소리 비슷한 환성이 터져 나왔고, 그녀들이 얼마나 세계의 여성들을 사로잡았고 자신감을 줬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오프닝이었다.

2번째 곡 '포에버 영'과 'STAY', '휘파람'으로 이어진 이번 세트는 '코첼라 2019'나 'SUMMER SONIC 2019' 등에서도 선보인 페스티벌 세트의 이른바 확장판. 그중에서 단독 공연만의 볼거리가 된 것은 멤버들의 솔로 코너였다. 히트곡과 자국의 음악 커버, 댄스 퍼포먼스 등도 선보인 이 섹션은 블랙핑크라는 그룹이 바위처럼 하나로 단단하게 뭉친 덩어리라기보다는 멤버 4명이 단독으로도 눈부시게 빛을 발하는 개성이 있음과 동시에 이것들이 합쳐져서 대형 화학 반응을 일으킨 결과가 세계에 불러일으킨 블랙핑크 돌풍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은 장면이었다.

 

아낌없이 뿜어져 나오는 무대 불꽃, 광대한 공간을 활용한 이동식 무대, 그리고 연출은 초반부터 풍성했지만 역시 'Kill This Love'의 킬러 곡으로서의 위력은 엄청났고, 굴강한 밴드 멤버들의 인스트 연주에 의해 시작된 이 곡으로 열광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어진 'Don't Know What To Do'도 포함해 이 2연타는 바로 블랙핑크 돌풍을 결정지은 미니 앨범 『 KILL THIS LOVE 』에 수록된 첫 2곡이기도 하다. 그 퍼포먼스는 이날 하이라이트 중 하나였다고 해도 좋다.

단, 이 날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후의 전개였다. 두아 리파와의 콜라보 'Kiss And Make Up' 이후 멤버들의 거친 모습이 엿보인 'Really'부터, 분위기를 바꿔 귀엽고 섹시한 칼군무로 매혹시킨 'See U Later'와 리사의 랩을 필두로 각 멤버의 보컬리스트로서의 개성도 돋보인 '불장난' 같은 기교적인 2곡, 그리고 일본어 가사 전달과 후반까지 고조되는 비트가 (청중과의) 일체감을 빚어낸 'Kick It'부터 대망의 '붐바야'와 '마지막처럼'에서 다시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르고 그대로 피날레를 맞이하는 순환의 후반전이었다.

 

거기에서 보인 블랙핑크의 다양한 표정은 모두 에센셜하고 매력적이었고, 그건 즉 이 그룹에는 아직도 간직한 포텐셜이 있다는 것도 시사하고 있다. 도쿄 돔이라는 일본 국내에서 손꼽히는 수용력을 자랑하는 공연장을 가득 채우고 4대륙을 횡단하는 월드 투어를 완수한 4명은 그때 어떤 재능과 매력을 꽃피우고 있을까. 블랙핑크의 다음 무대를 기대한다.

기사 링크 : https://news.merumo.ne.jp/article/genre/9306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