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2) 롤링 스톤 - 블랙핑크의 <The Album>은 좀 너무 빨리 효과가 떨어지는 아드레날린 주사
가장 헌신적인 팬들에게 붙여진 공식 명칭인 블링크 외에는 4명의 여성 케이팝 그룹이 2019년 코첼라 무대에 섰을 때 관중들 가운데 블랙핑크를 들어본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블랙핑크가 블로그와 소셜미디어를 사로잡은 반면, 미국 팝 주류로 진입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들의 짧은 세트가 끝날 때쯤, 지수, 제니, 로제, 리사는 그들의 디바 스타일의 보컬, 활기찬 랩, 그리고 빽빽하게 안무된 댄스 동작으로 악명 높은 코첼라 관중들의 마음을 얻었다.
이제 그들은 오랫동안 기다려온 첫 정규 앨범으로 돌아왔다. (이 그룹은 이전에 소수의 EP와 더 짧은 싱글 앨범을 발매했었다.) <The Album>이라고 간단히 제목 붙인 이 8곡 세트는 세계에서 가장 큰 걸그룹의 매끄럽고 자신감 넘치며 아주 재미있는 발매다. 한국의 많은 지역이 코로나 때문에 격리되어 있는 동안 한국에서 쓰이고 녹음된 이 앨범은 2020년을 위한 즉석 아드레날린 주사이자 전염병이 끝나면 모두 다시 파티를 열자는 외침이다.
이 앨범은 'How You Like That'으로 시작되는데, 소란스럽고 장르 구분을 거부하는 듯한 첫 싱글이다. 올여름 유튜브에서 공개 후 24시간 최다 조회수 기록을 세운 곡이기도 하다(이 기록은 나중에 역시 케이팝 그룹인 방탄소년단이 9월에 'Dynamite' 뮤직비디오를 내놓으면서 깨졌다)
거기서부터 앨범은 음향적인 영향을 끼치는 밝은 놀이터를 달려나간다. 곡은 틀림없이 팝이고 EDM과 힙합을 듬뿍 도입하면서도 추가적으로 남아시아의 비트와 FM 방송국을 위한 록도 드문드문 들을 수 있다. 장르의 혼합은 케이팝의 특징이며 블랙핑크도 주특기다. 'How You Like That'은 스트레이트한 트랩 트랙으로 시작되어 비트가 드롭되기 전,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멋진 나선을 그리며 고동치는 클럽 트랙으로 들어가 숨 쉬는 것조차 잊어버리게 한다. 반면 'Pretty Savage'는 'thank u, next' 이후 가장 세련된 결별 노래로, 구호 같은 보컬과 변덕스러운 스타카토 스타일의 비트와 더불어 멤버들은 까들을 향해 '니들 태도를 점검해봐' 그리고 '뛰어, 달려, 도망가'라고 경고한다.
가사는 'Love to Hate Me'에서 더욱 신랄해진다. 이 곡에서 멤버들은 질투심 많고 ‘어리석은’ 전 애인을 일축한다. "넌 아무것도 아닌 일에 스트레스를 받아 / 진정해 / 니가 화내는 동안 난 쉴 거야 / 내가 생각하는 것은 큰돈뿐" 만약 아직도 케이팝 그룹이 모두 부드럽게 말하고 절제되어 있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의 고정관념을 재검토할 때다. 주체성이나 자신감이라는 주제가 앨범 전반에 흐르고 있는데, 이로써 미국 시장을 잠식하려고 시도하는 다른 케이팝 그룹들이 빠지기 쉬운 뻔한 곡이나 가사로부터 벗어나고 있다. 'Lovesick Girls'는 혼자라는 익숙한 한탄을, 야광봉과 클럽의 재개를 간청하는 댄스 곡으로 바꾼다. "공주가 되고 싶지 않았어, 난 돈으로 살(매길) 수 없어 / 왕자님은 내 리스트에 있지도 않아."라고 걸들은 선언한다.
<THE ALBUM>을 둘러싼 발매 전 웅성거림의 많은 부분은 앨범에 참여한 두 명의 유명 게스트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셀레나 고메즈가 피처링한 'Ice Cream'은 제목이 암시하는 것처럼 맛나는 반짝거리는 팝 당과다. 한편 카디 비는 라이언 테더가 공동으로 쓴 'Bet You Wanna'에서 중간에 랩 파트를 하러 슬며시 들어온다. 'Bet You Wanna'는 솔깃한 유혹의 말을 학교 교정에서 듣기에도 알맞은 댄스 곡으로 위장해 전달한다. 걸들이 ‘밤새 포옹’이나 ‘(파트너를) 천국으로 데려가는’ 것을 노래하는 한편, 가사는(카디의 파트조차) 추잡하다기보다는 끼를 부리는 것에 가까워, 그들이 종종 (부당하게) 비교되던 2000년대 초반 걸그룹들의 저급한 섹스 어필을 성공적으로 회피하도록 돕는다.
앨범에 단점이 하나 있다면 너무 짧다는 것이다. 8곡 만으로는 흥이 나려고 하면 파티가 끝난다. 그래서 <The Album>을 들으면 더 많은 것을 원하게 된다: 좀 더 뒷심을, 좀 더 실험을, 그리고 물론 8곡보다 많이. 8곡 모두 하나같이 빠른 템포다. 마이너 코드 성향의 '아니길'(이전 EP에 수록된 과소평가된 주옥같은 곡)이라든가, 케시 발레리니 풍의 보컬을 들을 수 있는 2016년 싱글 앨범 <Square Two> 수록된 'Stay'처럼 지금까지 발라드로 그들이 표현해 온 복잡한 감정을 들을 수 있다면 더 근사했을 것이다.(우리가 그들은 장르에 얽매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블랙핑크는 청중으로 하여금 ‘좀 더’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데 뛰어난 그룹이다. <THE ALBUM>이 어떤 사인이라면, 그들은 분명 우리를 위한 계획이나 서프라이즈를 산더미처럼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 기사 링크 :
Blackpink's 'The Album' Is an Adrenaline Shot That Wears Off a Little Too Quick
The eight-song LP is a slick, confident and wildly entertaining release from the biggest girl group in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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